삶의 우선순위

삶은 끊임없이 우선순위를 시험한다. 좋은 예시는 아닐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어, 0순위로 하고 있다가도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가 있다면 갑자기 우선순위가 바뀐다.
생각보다 우선순위는 바뀔 일이 많고, 그만큼 내 생각도 바뀔 일이 많다.

모든 것이 그렇듯, 변수를 인정하면 내가 편한 대로 선택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 바쁜 일이 있다고 해보자.
그렇게까지 급한 일은 아니지만 빨리 처리하면 좋을 일이다.
그렇게 주말이 되었다.

회사 일은 급하긴 해도 월요일에 해도 된다. 그 와중에 집안일이 많은데, 하기 싫다.
변수를 인정한 상황에서 나는 회사 일이 급하다는 핑계를 댈 수 있고, 회사 일을 한다는 핑계로 집안일을 안 할 수 있다.
심지어, 회사 일은 그렇게 급하지 않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하는 시늉만 해도 된다.

이미 스스로의 합리화가 다 되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반복되어도 스스로는 합당하다.
내가 놀았나. 라고.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면, 우선순위에는 변수가 있는 것 만큼, 나의 절대적인 가치관이 투영되어야 한다.
일부러라도 투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야 하는 것 같다.

회사 일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면, 핑계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양해를 구할 줄 알아야 하고
회사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은데 집안일이 하기 싫은 거라면, 스스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하고 싶은 얘기는, 내 가치관에 맞는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예로 든 회사일 얘기만 봐도, 내가 만약 가정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면, 하기 싫을 수는 있지만 스스로 가중치(?)를 미리 잘 세팅해서 싫어도 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미리”가 중요하다.

합리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미리” 해야 한다.
내 경우, “미리” 못한 순간들이 꽤 있는데 아내를 잘 만난 덕에 잘 굴러갔다.
그래도 그런 순간마다 흠칫하면서 잘 학습하고 있으니, 조금은 나아져 가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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