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과 몸수저

여행이 그렇게 힘든 일정은 아니었다. P의 여행 덕에 많이 걸었을 뿐 여행치고 과한 일정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제부터 목이 부었다. 열도 안 나고 재채기도 아주 드물게 나고 목이 부어서 목이 불편한 느낌과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는 점 빼고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다 오후가 되니 많이 괜찮아져서 그냥 잠깐의 여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목이 부었다. 어제보단 덜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목소리 내기가 힘들 정도로 부었다.
당연히 몸이 힘들거나 아픈 곳은 없었다.

여독이라기엔 조금 과해 보이고, 감기에 걸렸다거나 아프다기에는 모자란 상태였다. 결국 오늘 병원으로 오픈런을 했다.

웃긴 점은 의사 선생님도 똑같이 말했다. “열도 안 나고 감기 기운도 없고 콧물도 없고.. 음 목만 좀 많이 부었네요?” 4일간 약 먹고 호전 안 되면 오라고 했다. 그렇다. 그냥 목만 부은 것이다.

공식적으로 여독이 되었다. 왠지 몸수저라서 감기가 오다 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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