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얘길 듣곤 한다. 또는 고쳐 쓰는거 아니라는 얘기도.
나는, 사람은 생각보다는 쉽게 변한다고 생각한다.
이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면 꼭 생각나는 웹툰이 있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네이버에서 연재하던 웹툰인데, 2008년-2011년에 연재한 어서오세요, 305호에! 라는 웹툰이다.
지금은 당연히 무료가 아니고, 네이버 시리즈에서 유료로 볼 수 있다.
아마 이 웹툰은 성 소수자에 대한 얘기라서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어쩌다 보게 되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너무 재밌게 봤었다.
웹툰에 대해 간단히 얘기하면, 김정현이라는 주인공(이성애자)이 룸메이트로 게이를 만나고 주변에서 레즈비언, 트렌스젠더도 만나고, 다양한 호모포비아 등 여러 캐릭터도 등장하면서 겪는 일상(?) 얘기이다.
본론으로 돌아가보면, 이 웹툰에서 연재 종료 즈음에 정현과 호모(이름이 호모..)가 얘길 나누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호모가 처음 커밍아웃을 했을 때 기겁하던 김정현이 생각나는데 우리가 이런 관계가 될지 몰랐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데, 김정현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신거에요.. 사람은 의외로 쉽게 변해요” 라고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김호모가 건방지다며 놀리면서 마무리가 됐던 것 같은데 10년도 넘어서인지 기억은 잘 안난다. 다만 그런 식으로 얘기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돌이켜보면 나도 많이 변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별로 였던 면이 많았다. 하하 지금도 있겠지.
그래도 그때보다는 지금 훨씬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라고 하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를 생각해봤다.
나와 김정현이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주변사람이다. 사람은 주변사람에게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만약 누군가 자기는 영향을 안받고 자신만의 기준이나 생각이 뚜렷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본인과 기준이나 생각이 같은 사람만 주변에 있거나, 다른 생각 자체를 (비약적으로 본다면) 하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 내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걸 알고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어야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끼치는 영향이 어떤 부분일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지난 내 인간관계를 살펴보면, 변하지 않는 사람들은 늘 흐르던대로 인간관계를 가지고 만나던 사람들만 만났던 것 같다. 그런 것이 잘못 됐다기 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하하, 누군가는 “뭘 그렇게 까지 하지” 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나는 어땠지..?”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
이 글을 본 사람들도 글을 보면서 든 생각 그대로 살면 된다.
일단, 나는 지금까지 내 모습을 보면 한동안은 변할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