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의 변수 – 1

인테리어는 이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수가 많다.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을 훨씬 웃돈다.

처음 도면을 받고, 도면대로 설계하고 계획하지만, 실제 장판도 다 뜯고, 화장실도 다 깨봐야 안다.

1. 화장실이 작다.

화장실이 작은 게 뭐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화장실이 작아서 문이랑 변기랑 만난다. 그래서 처음 계획은 물탱크 없는 변기를 설치해서 공간을 넓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압이 약하면 설치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수압이 약하면 그때 변경하자고 얘길 했었다. 너무 뻔한 결론이지만 수압이 약했다.

그래서 변기를 바꾸고, 문을 히든도어로 변경했다.

2. 화장실과 바닥의 단차가 없다.

일반적으로 화장실이 조금 낮게 설계된다고 하는데, 단차가 없단다. 이 역시 도면으로는 알 수 없고, 화장실 철거를 하니 알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턱을 만들어야 했고, 역시 이 부분도 화장실 문을 히든도어로 바꾸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됐다.

화장실의 문이 바뀌니, 연결된 작은방 문도 바뀌었다. 일관성이 맞지 않아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뭐 하나 문제가 생기면 따라서 바뀌는 것들이 많다. 무슨 도미노 같다..

3. 작은 방 랜선 공사.

랜선 인입 라인이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있었다. 당연히 거실에 TV와 와이파이를 둘 예정이기 때문에 인터넷 선은 거실로 뺀다. 하지만 컴퓨터는 작은 방에 있는데, 인터넷 선을 넣으려면 벽 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예산상 작은 방까지 벽에 목공 공사를 포기했었는데, 굉장히 낙심했었다.

그런데, 현장에 가서 보니 옛날 집답게 전화선이 들어오는 구멍이 뚫려있었다. 이 구멍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방에 랜선이 생겼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방에 랜선이 안 들어와, 꾸역꾸역 와이파이로 일하고 있는데 너무 불편하다. 꼭 개선하고 싶었던 부분인데 너무너무 다행이다.

놀랍게도 철거를 시작한 지 이제 딱 4일 됐다. 4일 만에 이 정도 일이 일어났다. 한지 장판 얘기도 있었지만, 생략한다.
제목에 – 1을 붙일까 말까 고민했지만, 4일 만에 이 정도라면 앞으로도 당연히 생길테니.. 시리즈가 됐다.

정말 인테리어도 두 번은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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