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변수 – 1

이사 준비를 하다 보면 늘 변수가 있다. 그래도 이전 이사 경험을 돌이켜보면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크게 고민이 되거나 걱정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었다.

지나고 나서야 든 생각이지만, 이 집으로 오기 전 마지막 신림 자취집에서 살 때가, 전세가가 치솟고 있을 때였는데, 그 덕에 현재 집으로 올 때도 전세가가 엄청났지만, 그래도 그 집에서 머물지 않았던 것에 감사한다.

어쨌든, 이제 인테리어가 시작되고 모든 날짜가 결정되면서, 이사 준비가 본격적이 되었다. 구축을 인테리어한 사람이라면 알 테지만, 대부분의 가전은 활용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가전을 정리해야 한다.

그대로 쓰면 되지 않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인테리어에 x원을 들여놓고, x원 아끼자고 가전을 안 사면 인테리어한 게 소용없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실제로 가전을 재활용했을 때 나올 법한 결과가 너무 별로였다.

그러다 보니 현재 집으로 이사하면서 샀던 냉장고를 처분하고 가야한다. 우리집 냉장고는 자그마치 820L가 넘고 얼음정수기까지 되는 냉장고다. 구매할 당시에는 230만 원 정도 주고 샀는데, 냉장고가 워낙 중고가를 못 받다 보니, 중고로 파는게 아니라 그냥 돈내고 버릴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다, 냉장고 정수기를 관리해 주시던 분이 주변 고객 중에 냉장고 교체가 필요해 보이는 고객 몇 분에게 얘기했고 연결해 줘서 걱정을 덜었었다. 그런데, 어제 연락이 왔다. 시골로 냉장고를 가져가는데, 지하수는 정수기 연결이 안 된다고 하여, 구매를 못 하겠다는 연락이었다.

이사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염려 중 하나였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틀어졌다. 그래서 부랴부랴 지금 집으로 들어올 다음 세입자분의 연락처를 구해서 구매 의사가 있는지 여쭤봤더니, 이미 구매했단다.

아~ 역시나, 순탄할 리 없었다. 다른 것도 많지만, 이제 냉장고 처분까지 새로운 퀘스트가 생겼다. 사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여차하면 그냥 돈내고 버리면 되는 옵션도 있지만, 이제는 비싼 돈주고 산 만큼 그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더더욱 하고 싶지 않은 건 판매를 위해 나의 시간이 휘둘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사 전까지 에너지를 덜 쏟고 처분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세상에 그런 건 없는데 말이다.

앞으로 생길 변수들은 작고 사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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