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면 모든 말에 확신이 없다.
모든 어미가
~인 것 같다.
~일 수 있다.
로 끝난다.
이런 말들이 귀에 꽂히기 시작한 이후로는,
꽤 듣기 불편해졌다.
눈 앞에 있는 사과를 가리키면서 “이거 사과예요?” 라고 물어보면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할 것만 같다.
한 때 제안서를 많이 쓰면서, 이런 말을 많이 썼었다.
그러다 박사논문을 쓰면서 된통 깨졌었다.
뭐 죄다 “그럴 수 있다”면 실험은 왜 한거고, 이걸로 무슨 학위냐고.
그 때 깨달았다.
안전하게, 꼬투리 잡히지 않을 어미를 쓰는 것보다,
필요할 때 의도를 드러내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이후로는 대부분을 추측과 가능성으로 얘기하지 않으려고 하고,
추측과 가능성의 의도를 드러낼 때만 쓰려고 한다.
떠오르는 상황이 너무 많지만,
말을 아껴야겠다.
내부자들 이강희가 생각난다.
볼 수 있다. 보여진다. 매우 보여진다.
이것이야 말로 유체이탈 화법이 아닌가..